고양이

고양이 쉼터, 사람에게도 유용한 이유

사독 2024. 1.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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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문 풀숲에서 스티로폼으로 만든 길고양이 쉼터를 본 적 있을 겁니다. 동물단체와 캣돌봄이들은 겨울이면 이곳저곳에 길고양이 쉼터를 짓습니다. 서울 여의도공원, 강동구청 인근처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쉼터 운영을 공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왔다옹…추위에 취약한 이유

고양이들은 태생적으로 추위에 약합니다. 미국 국립연구협의회(NRC)의 2006년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가 선호하는 일상 온도는 섭씨 30~36도로, 인간의 적정온도인 17~20도보다 10도 이상 높죠. 추위에 약한 것은 고양이 가문의 내력 때문인데요. 약 1만년 전 고양이의 선조들은 후덥지근한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키워졌는데 이후 나라 간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세계로 퍼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프리카가 고향인 그들에게 영하 10도까지 뚝 떨어지는 겨울 날씨는 얼마나 추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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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쉼터, 사람에게도 유용한 이유

고양이 쉼터를 보면 눈살을 찌푸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장 큰 오해는 고양이의 번식을 조장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고양이를 돌보는 것은 오히려 개체 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유는 영역 동물의 습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양이 등 영역 동물들은 기존에 서식하는 개체가 있다면 외부 개체가 지역을 침범하지 않습니다.

영역 동물의 습성과 진공 이론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진공 이론(Vacuum Effect)’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너구리, 고양이 등 영역 동물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무작위로 포획해 살처분하는 경우와 중성화, 급식 등 일정한 돌봄을 제공하는 경우 두 가지를 비교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 포획해 살처분할 때 개체 수는 잠시 줄었지만 다시 원상태를 회복하는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해당 구역의 개체가 사라지자 주변 영역의 개체들이 침투한 것입니다. 지역 살처분을 5차례나 반복했는데도 고양이 개체 수를 전혀 줄이지 못한 예도 있었습니다. 포획에 동원된 비용과 인력은 고스란히 낭비된 셈입니다.

쉼터의 중요성과 안전사고 예방

겨울 쉼터를 운영하면 안전사고도 막을 수 있습니다. 고양이들이 추위를 피해 자동차 엔진룸, 건물 난방기구 등으로 파고들면 기기 고장 등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는데요. 쉼터를 제공하면 고양이들이 사람의 공간에 침투하는 경우는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