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반려견 질병

노견의 신장질환 초기 징후와 식이 관리법

사독 2025. 6. 11. 08:00
반응형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신장질환’, 무심코 지나치면 진행 속도 빨라집니다

신장은 노폐물과 수분을 걸러주는 중요한 기관이지만,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장기입니다. 특히 노령기에 접어든 반려견은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저하되며 신장도 점차 제 기능을 잃어가게 됩니다.

국내 동물병원 통계에 따르면 만 7세 이상 노령견의 약 10~15%가 신장 기능 이상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질환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어 보호자가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1] 신장질환 초기 징후, 이렇게 시작됩니다

신장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만성 신부전(CKD)의 초기에는 일상 속에서 자주 놓칠 수 있는 소소한 변화들이 먼저 나타납니다. 아래는 보호자가 반드시 유심히 관찰해야 할 신장질환의 대표적인 초기 징후들입니다.

1. 물을 유난히 많이 마신다

정상보다 훨씬 자주, 많이 물을 마시고 평소보다 자주 물그릇이 비어 있다면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농축 기능 상실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2. 소변량이 늘어나고 색이 묽어진다

초기에는 다뇨(소변량 증가)가 주 증상이며, 노란색이 아닌 연한 빛깔의 묽은 소변이 자주 보입니다. 이는 신장이 소변을 농축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신호입니다.

3. 식욕 저하 및 체중 감소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에 요독(신독소)이 축적되고, 이로 인해 입맛을 잃고 점차 살이 빠지며 활동량도 줄어듭니다.

4. 구취, 구토, 구강 궤양

요독증이 심해지면 입냄새가 심하게 나고, 구토나 설사, 구강 점막에 궤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 단계는 이미 진행성으로 넘어간 경우가 많으므로 즉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5. 피검사 이상: 크레아티닌, BUN 수치 상승

보호자 입장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변화지만,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혈중 BUN(요소 질소), 크레아티닌(CRE), SDMA 수치 상승이 있다면 초기 신장 질환으로 판단됩니다.


[2] 노령견 신장질환, 식이 관리가 가장 효과적인 방어 수단입니다

신장 질환은 약물이나 수술로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되면 가장 중요한 치료는 식이 조절을 통한 질병의 진행 지연입니다. 이는 단순히 사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영양소 구성 자체를 조절하는 정밀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1. 수분 보충이 최우선입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 수분이 손실되기 쉬워지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가 생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합니다.

  • 캔사료, 수제식 등 습식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하세요.
  • 자동급수기나 흐르는 물을 제공하면 강아지가 스스로 더 자주 물을 마시게 됩니다.
  • 경우에 따라 수의사 지도하에 피하 수액 요법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2. 단백질 섭취는 ‘질’과 ‘양’을 모두 따져야 합니다

신장이 손상된 상태에서는 단백질 대사 후 생성되는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고단백 식단은 위험합니다.

  • 양질의 고가 단백질(계란 흰자, 닭가슴살, 흰 생선 등) 적절히 제한된 양만 급여합니다.
  • 지나친 단백질 제한은 근육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의사의 가이드라인에 따라야 합니다.

3. 인과 나트륨은 제한해야 합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인(P), 나트륨(Na), 칼륨(K)의 배출이 어려워져 혈중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저인·저염 사료 또는 처방식은 신장의 부담을 줄이고, 고혈압·심혈관 질환을 예방합니다.
  • 시중에는 인산 결합제(P-binder) 성분이 들어간 보조제가 병용되기도 합니다.

4. 오메가-3와 항산화제는 보조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오메가-3(EPA, DHA)는 신장 염증을 줄이고 단백뇨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합니다.

  • 연어유, 정제된 어유 보충제를 수의사 처방 하에 급여하세요.
  • 비타민 B군과 항산화 성분(비타민 E, C)은 신장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됩니다.

5. 신장 질환 전용 처방식 활용

로얄캐닌(Royal Canin Renal), 힐스(Hill’s K/D), 하츠(Hartz Renal) 등 신장 관리용 수의사 처방 사료는 이미 균형 잡힌 영양설계를 바탕으로 개발되어 있습니다.

  • 이러한 사료는 저단백, 저인, 고지방, 오메가-3 함유 등 구조적으로 설계되어 있으므로 수의사 상담 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단계별 대응 전략: 증상별로 달라지는 관리법

질환 진행 단계특징관리 핵심
초기 (1~2단계) 증상 거의 없음, 혈액검사상 변화 시작 수분 증가, 식이요법 시작, 처방식 전환 고려
중기 (3단계) 식욕 저하, 소변 변화, 구토 등 인 제한, 처방식 필수, 보조제 병행
말기 (4단계 이상) 전신 쇠약, 심한 구토, 탈수, 빈혈 수액요법, 약물치료, 투석까지 고려 필요
 

[4] 보호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3가지

  1. 한 번 손상된 신장은 회복되지 않으며, 관리가 유일한 방법입니다.
  2. ‘먹는 것’이 치료입니다. 식이조절 없이 약만 복용하는 것은 불완전한 대응입니다.
  3. 초기 증상은 미미하나, 조금의 이상이라도 느껴지면 혈액·소변검사를 권장합니다.

결론

노령견의 건강은 예고 없이 무너질 수 있지만, 조기 발견과 식이 조절을 통해 ‘함께하는 시간’을 수년 더 늘릴 수 있습니다. 신장질환은 바로잡기 어려운 병이지만, 관리가 곧 치료인 질환입니다.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꾸준한 식이 관리, 보호자의 관심이야말로 노령견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보호막이 되어줍니다.